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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권순정교수님 더게임즈 긴급좌담회 참석 기사
작성자
게임교육원
등록일
2008.11.17
조회수
10,844
- 좌담회 참석자 -
김광삼(별바람) 한국게임개발자협회(KGDA) 회장
강삼석 마상소프트 대표
권순정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김병억 더게임즈 부국장
일 시 : 2007년 5월 17일 오후 7시
장 소 : 더게임즈 회의실
사회 :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우선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최근 엔씨소프트 `리니지3`의 기술유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국내 온라인 게임 기술이 경쟁국인 일본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이 기술을 유출한 장본인이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리니지`와 `리니지2` 등의 개발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 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가 받아들이는 충격의 강도는 더욱 컸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국내 온라인게임에서의 기술 유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는지 또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는지 업계를 대표하시는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주제가 무거운 만큼 모두가 허심탄회하게 이 사태에 대한 논의했으면 합니다.
먼저 이번 사태가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개발자 개개인의 도덕적인 해이에서 온 것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김회장 : 우선 이렇게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더게임스에 감사드립니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 및 업체들의 게임개발기술에 대한 인식은 아직 선진국이라 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기술 유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2000년 초반부터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 왔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문제가 공공연히 인정돼 왔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시에는 개발자들의 미래가 매우 불안했으며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개발자들은 자기가 개발한 게임 소소를 자신의 성과물처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회사가 언제 망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월급 대신 게임소스를 가져간다는 식이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사업이 잘안돼 월급도 못 주고 회사가 없어지는 마당에 개발자들이 게임소스를 가져가는 것에 대해 이의를 달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업계 전체가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개발자가 회사에서 개발한 소스를 들고 타 회사로 이직하는 것에 대해 브레이크를 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이른바 `생계형` 기술유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배경은 만약 개발자가 타 회사로 옮길 경우 빈 손으로 간다면 아무도 환영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의 소스를 들고 간다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할 수 있씁니다. 이 때문에 새로 경력자를 뽑는 회사나 다른 회사로 옮기려는 개발자나 핵심 기술을 가져가는 것을 당연시 했던 것입니다.
강사장 : 중소업체를 운영해 오면서 엔씨스프트의 `리니지3` 기술유출 사건이 남 다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 회장께서 온라인게임 초창기의 얘기를 해 주셨는데 이제는 기술유출의 유형이 과거와 같은 `생계형`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기업이기 때문에 기술유출 사실을 빠른 시일 안에 알 수 있었고 법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기술유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소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숱한 어려움을 겪으며 몇년 간 공들여 게임을 개발하다가 중간에 핵심개발자 한두명이 빠져 나가버리면 이 프로젝트 자체가 와해돼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자사 개발자가 자리를 옮긴 회사에서 비슷한 작품이 개발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될 때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속만 끓이는게 중소기업들의 처지입니다.
개발자가 더 좋은 회사로 떠난다고 하면 붙잡기 보다는 다만 한두달만이라도 남아서 인수인계를 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것이 중소기업들의 현실입니다.
- 사회 : 온라인게임 초창기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이해가 되는 말씀입니다. 또 제작기간 단축을 위해 자신이 개발한 소스코드를 가지고 가던 것이 점차 빈번해지면서 이러한 일들이 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게임의 역사도 10년이 넘어섰습니다. 당시에는 산업이라고 불릴 수도 없을 만큼 열악했지만 이제는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은데요.
김회장 : 맞습니다. 실제로 타 기업으로 개발자가 이직한 후 비슷한 작품이 출시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유사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이는 곧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업체들의 경영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을 우대해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새로 영입한 개발자들을 우대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나도 타사로 옮겨서 더 좋은 대우를 받겠다.`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 회사에서 2-3년 근무한 다음 중견 개발자로 몸 값을 높여 떠난 다음 2-3년 후 팀장급으로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따로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거나 아니면 업계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지금까지 나타난 개발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래 근무한 직원을 우대해 주고 회사가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등 개발자들이 오래도록 회사에 남을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권교수 : 학계에 있으면서 업계 개발자들을 바라보면 그들에게는 어떤 `특권의식` 같은 게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어떤 점에서는 좋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잘못 사용될 때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개발한 게임소스는 내것이라는 생각도 이러한 특권의식에서 나온 것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남과 다른 환경에서 개발에만 몰두하다 보면 이러한 의식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회사를 통해 습득한 기술은 어디까지나 회사의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로부터 많은 게임개발기술들이 이미 상당부분 해외로 유출됐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소스코드가 중국, 일본등 다른 나라로 흘러가는 일이 지금까지 빈번히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불법 기술이전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만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식의 대처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사회 : 기업들의 경영방침과 개발자들의 특권의식 등이 문제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 두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서로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인것 같습니다. 기업과 개발자들의 인식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통해 개발자들의 도덕불감증과 기술유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말씀해 주십시오.
강사장 : 기업이 개발자들에게 회사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지 못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몇몇 중견기업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개발사들이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연히 개발자들의 급여를 넉넉히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바다이야기 사태 이전에 높은 연봉을 제시한 사행성 게임개발업체로 많은 개발자들이 이직할 정도였습니다. 좋지 않은 것임을 알면서도 생활을 위해 직장을 옮긴 것입니다.
금전적인 부분과 함게 간과하고 지나갈 수 없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업체가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자들에게 안심하고 일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해 개발자들의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졌습니다. 때문에 회사에서 일해 얻어낸 결과물인 소스코드를 개발자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고 이를 퇴직과 함께 가져가는 것입니다.
김회장 : 그렇습니다. 개발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신뢰라는 부분에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맡겨야할 기업이 그들에게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이직을 고려할 것입니다. 또 자신의 개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의 소유라는 생각보다 개발자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기업이 개발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고 또 급여를 보장해 준다면 본인이 개발한 기술을 다른 회사로 가져가는 일은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사회 : 앞에서 말씀하신 부분을 요약한다면, 개발자들이 이직하는 이유가 연봉과 신뢰 문제에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권교수 : 개발자들의 근무환경과 분위기가 타분야 종사자들과 다르다는 점도 이번 사태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경직된 분위기가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사내생활이 다소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일종의 특권의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과 타협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개발기술에 대한 가치를 소홀히 한다고 여겨집니다.
김회장 : 솔직히 많은 개발자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살입니다. 여러 개발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개발자를 구분하기 위해 ‘민간인’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이 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은 지적하신 바와 같이 근무환경이 다른 분야와 조금 다르다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출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고 또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외모에도 신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권의식을 우월감이 라고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는 의식만큼은 강합니다.
또 솔직히 말씀 드려 개발자들에게 아직 윤리관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내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니 나의 창작품이란 생각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내 아이디어와 회사의 결과물을 따로 생각하고 지켜주는 윤리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권교수 : 이번 사태에 대해 개발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 같아 다소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기술적 부분에서 집중해 학생들을 지도한 만큼 앞으로는 윤리적 차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도덕과목이 신선된다고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높아지지 않는 다는 것은 아셨으면 합니다. 이론과 현실은 다소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업과 개발자들의 윤리적 인식 변화가 요구됩니다. 모럴 헤저드를 막을 수 있는 업계의 분위기와 교육이 잘 융합됐을 때 현재의 기술유출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지금까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번 기술유출 사건의 원인이 기업이나 개발자 어느 한 쪽에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요. 게임업계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나온 것이란 느낌입니다.
김회장 : 불법기술이전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합니다. 바로 소스코드 은행과 같이 근본적인 원인을 차단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소스코드는 은행이란 기업이나 개발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핵심 소스를 은행에 매각하고 EH 자신이 필요한 소스코드를 은행을 통해 구입하는 하나의 창구입니다. 이 안이 실시된다면 개발자들이 이직할 경우 개발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소스코드를 가져가던 일들이 확실히 없어질 것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 기업과 개발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사장 :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소 간과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개발자들이 자신의 소스코드를 남에게 공개하기 꺼린다는 것입니다. 개발자 모두가 교과서적인 형식이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이를 타인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사회 : 게임업계의 기술유출의 근본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한 만큼 해결책 도출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보안 솔루션을 구비하거나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어떨까요.
강사장 : 증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법적인 문제로 기술과 인력 유출을 막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중견기업들은사내 보안장치를 마련하거나 법에 관한 특정팀을 구성할 여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비를 마련하는 데도 급급한 중소기업에는 꿈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보안 솔류션을 적용하거나 법률팀을 따로 둔다는 것이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큰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대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소기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법 기술이전 사태에 대한 원인이 일부 중견기업들에게도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무분별하기 중소개발사의 인원을 스카우트하는 문제입니다. 덩치 큰 업체가 엄청난 규모의 연복을 제시할 경우, 중소개발사들은 개발자들이 이직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기업으로도 엄청난 손해며 또 이 과정에서 기술이 흘러들어가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개발자들이 더 좋은 조선의 직장으로 이직하는 것을 무조건 비난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핵심인원을 빼가는 일은 지양해야할 사항입니다. 그 업체에는 평범한 개발자로 쓰여질 지 모르나 중소 개발사에는 기업의 존폐를 좌지우지하는 종요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사회 : 이번 사태가 게임업계의 여러 문제가 복합된 데 따른 것인 만큼 누구의 책임이라고 정의 내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또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가 10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체계를 잡아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온라인게임은 주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의 화두는 뭐라 해도 산업육성이며 그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업체들은 물론 개발자, 교육기간 등 모두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산업은 일본과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의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유출에 관한 문제로 그들에게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고찰과 함께 많은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입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정리 = 안현덕 기자 ahd97@thegames.co.kr
사진 = 박운성 기자 pws81@thegames.co.kr